3년 전 어느 날, 우연히 틀어본 TV에서 9회말 2아웃 역전 스리런이 터졌습니다.
그 순간, 제 인생이 바뀌었습니다.
"야구가... 이렇게 재밌는 거였어?"
그 이후로 저는 월요일을 제외한 모든 저녁 식사를 야구 중계와 함께했습니다.
식사는 대충, 경기 분석은 진지하게.
굿즈는 ‘필요’가 아닌 ‘존재 이유’였고, 컴프야는 2년 좀 안되게 꾸준히 돌리는 루틴이자 삶의 활력소가 되었습니다.
매일 아침에 출근 버스에서 숙제를 하고 점심에 이벤트를 하며 23시에는 무조건 랭킹 챌린지,
클럽원들과는 활발한 소통, 컴프야 두산팬들과의 SNS에서의 응원
그리고 카드 조합이랑 골뽑은 무조건 아내한테 맡깁니다(황금손입니다)
여태까지 조합 5개를 먹여주신 우리 아내님…..
그리고 올해!
저는 사랑하는 아내와 결혼해서 인천에서 신혼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웃긴 건 아내도 야구 덕후입니다.
집에서 야구 안 틀면 대화가 딱히 없는데
우리 부부의 언어가 “볼넷”, “슬라이더”, “그 공 왜 안 잡았어!”입니다.
올해 초, 손잡고 한화 이글스의 새 구장 다녀오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저희 부부는 두산베어스 팬으로써 한화 홈에서 두산 경기를 보고싶었는데,
올해는 경기 일정이 지나갔더라구요….
직관이란게 TV로는 못 느끼는 그 묘한 간질거림과 뜨거운 탄식, 그리고 가끔 터지는 기적이 있어서요.
그 감동을 아내랑 같이 느끼고 싶고 소리 지르며 즐기겠습니다.
그리고 지금 저희는 임신 준비 중입니다.
아이가 생기면 이제 저녁 6시 야구가 아닌 새벽 3시 수유가 기다리고 있을 거고,
응원봉 대신 젖병을 흔드는 삶이 펼쳐지겠죠…………..
그래서 이번 올스타전은 우리 부부에게 정말 특별한 순간이 될 것 같아요.
아이를 갖기 전, 둘이서 누릴 수 있는 마지막 직관의 기회.
스타들이 총 출동하는, 평생 한 번은 꼭 보고 싶은 그 경기.
‘다녀왔던’이 아니라, ‘함께 했던’으로 기억하고 싶은 순간이에요.
야구가 연결시킨 인연,
그리고 야구로 마무리할 수 있는 추억.
이번 올스타전, 그 한 페이지에 저희 부부도 끼워주실 수 있을까요?
두 손 모아... 아니, 두 응원봉 들고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