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중학생이던 저는 아버지 손을 잡고 처음 한화 유니폼을 입고 야구장에 갔습니다.
“야구는 이기고 지는 것보다 과정이 중요하단다.”
아버지가 해주신 말씀이었습니다. 정근우가 땅볼을 잡아 송구하는 모습, 최진행이 안타를 치고 달려나가는 모습, 이용규가 주루에서 보여주던 열정적인 플레이, 김태균이 베테랑답게 팀을 이끌던 모습… 그날 본 선수들의 땀과 열정에 반해, 저는 한화 팬이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10년이 흘렀습니다.
2018년 가을야구 이후 7년간, 매 시즌 우리는 희망과 실망을 반복했습니다. 순위표 하단을 맴돌던 날들, 9월이면 이미 의미 없는 경기들… 솔직히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달랐습니다. “진짜 팬은 이럴 때 더 응원하는 거야.” 아버지는 여전히 매 경기를 챙겨보셨고, 가끔씩 저를 야구장에 데려가셨습니다. 이기든 지든 상관없이.
그 시간 속에서 저는 깨달았습니다. 야구는 승패가 아니라 함께하는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을. 아버지와 함께한 10년이, 한화와 함께한 10년이, 제 20대 전부를 채워왔다는 것을.
그리고 2025년, 드디어 왔습니다. 7년 만의 가을야구.
이제 아버지 머리에도 흰머리가 많이 보입니다. 10년 전처럼 야구장까지 운전해서 가시는 것도 예전 같지 않습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소식을 들었을 때 아버지 눈빛만큼은 2015년 그날과 똑같았습니다.
“이번엔 꼭 같이 가자.”
7년을 기다렸습니다. 10년을 함께 응원했습니다.
아버지와 제게 이 한 번의 기회를 주신다면, 야구장에서 함께 소리 지르고, 함께 울고 웃으며, 지난 10년이 헛되지 않았음을 확인하고 싶습니다.
진짜 팬은 이럴 때 더 응원한다고 가르쳐주신 아버지께, 제가 이제는 보답하고 싶습니다.
한화 이글스의 가을, 아버지와 함께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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