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날씨가 너무 좋지 않아요? 퇴근하고 집에 오는 길에 시원한 바람이 불면, 저 멀리서 야구장에서 들려오는 듯한 함성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착각일 수도 있지만 말이말이에요.
솔직히 나는 그동안 야구를 그냥 TV로 보는 게 편하다고 생각했어요. 시원한 에어컨 아래서 치킨 시켜놓고 맥주 마시면서 보는 게 최고지, 굳이 땀 뻘뻘 흘리면서 야구장까지 가야 하나? 싶었거든요. 남들 다 열광해도 나는 '음, 그렇구나' 하는 '야알못' 그 자체였지요.
근데 얼마 전 친구가 자기 응원팀 경기 직관 가서 찍은 영상을 보내줬는데요... 와, 진짜 깜짝 놀랐어요! 화면으로 보는 거랑은 공기부터가 다르더라고요? 엄청나게 큰 소리로 울려 퍼지는 응원가, 선수들 이름 부르는 함성, 파울볼 잡겠다고 우르르 몰리는 사람들의 열정까지! 내가 거기 같이 있는 것처럼 심장이 막 두근거리는 거에요.
특히, 팀이 홈런을 쳤을 때 수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벌떡 일어나서 온몸으로 기뻐하는 모습을 보는데, 갑자기 나도 모르게 '나도 저기서 저렇게 미친 듯이 소리 지르고 싶다!'는 생각이 머리를 딱 스치는 거에요. 그냥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걸 넘어서, 오감으로 그 짜릿한 전율을 느껴보고 싶은 거에요!
솔직히 아직도 야구 규칙을 다 알지는 못해요. 어떤 선수가 유명한지도 잘 모르고. 근데 뭔가... 야구장에 가면 평소에 내가 숨기고 있던 에너지가 확 폭발할 것 같은 그런 강렬한 직감이 드는 거에요! 옆에 앉은 사람과 어깨동무하고 같이 응원하고, 시원한 음류수랑 뜨거운 닭꼬치 먹으면서 목 터져라 응원하다 오면, 답답했던 스트레스도 다 날아갈 것 같아요. 평범한 주말을 특별한 추억으로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나 이번에는 꼭 야구 직관을 가야겠어요! 가서 그 뜨거운 열기 속에 나를 던져보고 싶어요. '야알못'이어도 괜찮아요! 그 분위기 속에 있으면 나도 금방 빠져들 것 같거든요. 이끌리듯 야구장을 향하는 내 발걸음은 왠지 모르게 설렘으로 가득 찰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