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제가 초등학교 5학년일 때, 메이저란 야구만화를 보며 야구선수를 꿈꿨습니다. 하지만 다리가 없는 작은 섬에 살던 어린아이는 야구는 커녕 육지에도 가기 힘들었어요. 야구를 좋아하는 다른 친구 한 명과 논에서 포수도 없이 던지고 치고 공을 주워오고 잃어버리기를 끊임없이 반복했었습니다.
6시 반이 되면 언제나 야구를 봤어요. 할 거라곤 독서, 게임, 야구시청, 무한도전 밖에 없었기에 매일 하는 야구는 제 삶의 낙이었습니다.
심지어 케이블 티비도 없는 지역이라 MBC 스포츠 플러스가 유일한 스포츠 채널이었어요. 좋아하는 팀의 경기를 보기가 쉽지가 않았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아버지와 야구를 보러 간 날, 입장과 동시에 이종범 선수의 홈런을 봤습니다. 그 후로 지금까지 기아팬이네요.
그렇게 야구와 함께 자라던 제가 성인이 되고, 대학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사람들을 만나며 잠시 그 감정을 잊었었습니다.
그리고 요즘 다시 예전처럼 야구를 보고 있어요. 비록 기아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진 못했지만 2010년부터 야구를 본 제겐 암흑기조차 버겁지 않네요. 잘하기만 하면 재미없잖아요. 어려울 때조차 즐겨야 팬이죠. 2012년 3할 타자가 김원섭 선수 밖에 없던 기억이 나네요.
지금은 취준을 하고 있습니다. 나름 대기업 서류도 몇 개 붙었지만, 최종합격은 녹록치 않음을 느낍니다.
오랜만에 어릴 때처럼 현실을 벗어던지고 야구에 푹 빠져보고 싶네요.